1인 창업 일지 #1 개발자 혼자 창업하기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쳤습니다.
안녕하세요. 7월 20일부터 창업을 준비하고, 23일에 퇴사한 개발자입니다. 벌써 2주가 지났네요. 개발자로서, 창업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뭘 했는지 정리해볼까 합니다.
7월 20일, 주말이었는데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AI가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데, 개발자로서 이걸 제대로 활용하면 혼자서도 뭔가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 월급받으며 일하는 것도 좋지만, AI와 함께라면 1인 기업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주말 내내 이런 생각만 하다가 결심했죠.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자고. 그리고 7월 23일, 수요일에 바로 사표 냈습니다. 네, 맞아요. 딱 3일 고민하고 회사 그만뒀어요. 주변에서 다들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좀 더 준비하고 나오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근데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준비하다가 타이밍 놓치는 것보다, 일단 나와서 부딪히면서 배우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요. 실패하더라도 후회는 안 할 것 같았어요.
시작은 거창했는데…
퇴사하자마자 바로 Claude 구독하고, IntelliJ랑 연결해서 AI 개발 환경도 만들고. “이제 AI가 다 해주겠지!” 했는데… 현실은 좀 달랐습니다.
AI랑 개발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어요. 기획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리 안 하고 시작하면, AI한테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계속 수정 요청하게 되고, 결국 시간만 더 걸립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마다 PROJECT_CONTEXT.md 파일이라는 컨텍스트를 정리한 파일을 만들어서 뭘 만들 건지, 어떻게 만들 건지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첫 프로젝트, 메트로놈 앱
퇴사 다음날인 7월 24일부터 바로 첫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메트로놈 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왜 메트로놈이냐고요?
- 서버 필요 없음
- 광고 붙이기 쉬움
- 광고 제거 유료 결제도 자연스러움
- 기존에 음악을 취미로 하고 있음
퇴사하고 이틀 만인 25일에 거의 다 만들었어요. 회사 다닐 때였으면 기획 회의만 일주일은 했을 텐데, AI랑 같이하니까 이틀 만에 뚝딱이더라고요. 8월 1일엔 가로 모드랑 자동 업데이트 기능까지 추가했고요. 지금은 광고랑 결제 기능만 넣으면 출시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사업자 등록하고 삽질한 이야기
7월 29일에 개인사업자 등록했는데요, 퇴사하고 일주일도 안 돼서 사업자가 됐네요. 빠르죠? 재밌는 건 전입신고 안 해도 사업자 등록이 된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사업용 계좌랑 카드 따로 만들어서 쓰니까 나중에 경비 처리할 때 편하더라고요.
아, 그리고 사업자 등록 전에 산 것들도 현금영수증 사업자 용도로 변경하면 경비 처리 되더라고요. 이미 산 개발 도구나 도메인 같은 것들 처리할 때 유용했습니다. 회사 다닐 땐 이런 거 신경 쓸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다 챙겨야 하니까 새롭네요.
웹 도구도 만들어봤습니다.
웹 기반 개발 도구들도 만들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만든건
- JSON 파싱 도구: JSON 데이터 예쁘게 보여주는 도구
- Base64 변환 도구: Base64 인코딩/디코딩 도구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간단한 도구들도 구글 애드센스 광고 붙이면 소소하게 수익이 나올 수 있거든요. 물론 아직 승인 대기 중이지만… 회사에서는 이런 작은 프로젝트 하나 만들려면 승인받고, 회의하고… 한 달은 걸렸을 텐데, 지금은 생각나면 바로 만들어서 올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AI로 개발하면서 느낀 점
솔직히 말씀드리면, AI가 만능은 아니더라고요.
- 간단한 유틸리티 앱이나 웹은 AI가 정말 잘 만들어줍니다.
- 근데 게임 만들려고 하니까… 플러터로도 힘들고
- Unity는 아예 포기했어요. AI가 Unity 코드는 제대로 못 짜더라고요
결론은 AI를 잘 활용하려면 내가 뭘 만들 건지 정확히 알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꾸준한 공부도 당연히 필요하죠! 그래도 확실한 건, 혼자서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거예요. 3일 고민하고 퇴사한 게 완전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뭐 할 거냐면
일단 목표는 한 달에 앱이나 웹 서비스 4개씩 만들기입니다. 좀 무리한 목표 같긴 한데, AI가 있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당장은 아래의 사항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 메트로놈 앱 출시하기
- 웹 도구 추가 개발
- 개발 프로세스 확립
- 수입 확인
나중엔 음악 연습실 리뷰 플랫폼도 만들 계획인데, 이건 좀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마치며
2주 동안 정신없이 달렸는데, 생각보다 할 게 많더라고요. 사업자 등록부터 시작해서 도메인 사고, 서버 세팅하고, 개발하고, 회사 다닐 때는 몰랐는데, 혼자 하니까 모든 걸 다 해야 하더라고요. 개발도 하고, 기획도 하고, 마케팅도 생각해야 하고…
근데 재밌어요. 내가 만든 걸 바로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게. 회사에서는 내가 만든 건데도 내 거 같지 않았거든요. 물론 아직 수익은 0원이지만요. ㅎㅎ 월급 포기하고 시작한 건데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넘을지…
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적어도 “AI 시대에 뭔가 해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는 안 하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대창업시대가 올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음엔 실제로 서비스 출시하고 사람들 반응 어떤지 들고 올게요. 1인 창업 준비하시는 분들, 그리고 퇴사 고민하시는 분들, 신중하게 결정하시되 도전할 거면 과감하게 하세요!
아, 그래도 3일은 너무 짧았던 것 같아요… ㅎ